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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와 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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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10-04 16:54 조회1,24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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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3세기 중국 역사를 뜨겁게 달구었던 영웅으로 항우와 유방가 있습니다. 유방은 항우의 아버지뻘 되는 나이였지만 불리할 때 납작 엎드리는 등, 위기를 극복하고 마침내 항우를 패퇴시키고 황제가 됩니다.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초한지’(중국 책 이름은 ‘초한연의’)입니다. 항우와 유방은 여러 면에서 무척 달랐습니다. 출신과 기질, 용모 및 처신, 대인 관계에서 상반된 경향을 보이고 있어, 리더십을 운운할 때 자주 비교되는 인물들입니다. 항우는 초나라의 명문 귀족 출신이었던 반면 유방은 평범한 집안 자손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금수저 항우와 흙수저 유방인 셈이었습니다. 기원전 221년 춘추전국의 긴 분열을 종식시키고 진나라를 건국한 진시황의 행차를 본 후의 반응은 두 사람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진시황의 성대한 행차를 보고 유방은 감격하여 탄식했습니다. “대단하군! 사내대장부라면 마땅히 저 정도는 돼야지!” 유방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노련하게 진시황을 높이 평가하듯 말했습니다. 반면 항우의 외침은 거침이 없었습니다. “언젠가는 저 놈을 끌어내고, 내가 저 자리를 차지하리라!” 망국의 분노와 설욕의 다짐이 서린 외침이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욕망, 야망, 감정을 숨김없이 그대로 드러내던 항우입니다.
그런 성향은 평소의 말버릇에도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전쟁에 임박해 항우가 주변을 향해 자주 쓰던 문장은 “어떠냐?”였습니다. 즉 자신의 기량이 어떠냐는 과시였던 것입니다. 반면 유방은 “어떻게 하지?”였습니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의 의견을 높이는 태도입니다. 그저 말의 순서만을 바꿨을 뿐인데, 완전히 다른 뉘앙스와 분위기를 전달합니다. 그러니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사실입니다. 결국 항우는 주위의 존경을 잃게 되지만 유방은 오히려 존경받는 리더가 됩니다. 리더는 늘 높은 자리에서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기보다 낮은 자리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람입니다. 영어로 이해하다는 뜻의 understand는 under와 stand의 합성어로 ‘아래에 서 있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따르는 사람은 낮은 곳에서 이해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롬 12:16 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며 스스로 지혜 있는 체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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